신사동 한복판, 옥호부터 눈길을 끄는 매장이 있다. "아이디(ID)"라는 두 글자짜리 상호가 그 주인공인데, 풀어보면 손님을 하나하나 알아보고 다르게 대접한다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 이곳이 스스로 밝히는 유래다. 흔한 지명이나 업종명을 붙이는 대신 응대 철학을 통째로 옥호에 눌러 담은 셈이다. 짧은 이름 하나에 이렇게 긴 설명이 붙는 경우도 흔치 않다.
강남 텐프로 업계에서 프리미엄 유흥 문화를 찾는 손님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는 이곳은, 단체로 몰려온 손님이라도 그 안의 개개인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는 점을 스스로 내세운다. 여럿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순간 자칫 뭉뚱그려지기 쉬운데, 그 반대 방향으로 응대를 설계했다는 이야기다. 옥호가 곧 운영 원칙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대목이다.
첫 방문객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같은 결이 이어진다.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지 않도록 절차를 촘촘히 짜 두었다는 것이 소개 문구의 요지이며, 그 결과로 강남 특유의 격조 있는 공기를 어색함 없이 만끽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. 낯섦을 지우는 일에 공을 들인다는 뜻이다. 문 여는 시각이 평일 저녁 다섯 시로 이르게 잡혀 있다는 점도, 급하게 자리를 잡아야 하는 손님에게는 눈여겨볼 부분이다. 이른 시각부터 응대 준비를 갖춰 둔다는 것 자체가 손님을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읽힌다.
몸집은 결코 작지 않다는 점도 함께 강조된다. 강남 안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규모를 유지한다면서, 그 큰 덩치를 작은 모임에도 격식 있는 회동에도 두루 맞춰 쓸 수 있다고 소개한다. 규모와 세심함이 서로를 갉아먹지 않고 함께 간다는 것이 이곳이 내세우는 지점이다. 다만 주말은 쉬어가는 날로 정해 두어, 평일 위주로 접대 일정을 짜는 손님에게 맞춰진 리듬이라는 인상을 준다.
결국 두 글자 옥호에 담긴 약속—"알아보고 다르게 대한다"—이 실제 운영 원칙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몫은 방문한 손님에게 남는다. 이름과 실제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가 이 공간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.
